Etymology

혈액(血液)과 그릇(皿, 豆, 器)

Aristode 2024. 4. 21. 21:38

皿, 血, 盟, 豆의 갑골문자

오랜만에 헌혈(獻血) 하고 나니 졸음이 몰려왔다. 한 동안 헌혈을 해도 아무 느낌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뭔가 몸에서 모자람을 보충하라고 하나 보다.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헌혈은 어느덧 125회를 넘겼다. 헌혈을 처음 시작할 때는 호기심 반, 돕는다는 마음 반으로 했는데, 이젠 건강의 자신감으로 헌혈을 하고 있다.
피혈(血)를 보기 전에, 먼저 그릇의 漢字를 보면, 皿, 豆, 器가 있다. 그릇명(皿)의 갑골문자는 접시가 아니고 酉의 갑골문자처럼 바닥이 뾰족한 빗살무늬토기나 일반 항아리처럼 바닥이 납작한 형태가 아니라 굽이 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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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항아리(缸 -), pot, crock, jar

닭 유(酉)의 본 뜻은 독, 도가지류의 그릇이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형태의 토기가 한반도에서 신석기시대에 사용하였다고 한다. 즉, 독, 항아리, 단지 등 그릇을 보면 모두 바닥이 납작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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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皿은 접시이다. 굽이 거의 없다. 그런데도 갑골문자는 굽이 있는 형태이다. 그렇다고 굽이 많이 높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콩두(豆)의 갑골문자를 보면, chalice와 같은 굽이 높은 잔 모양이다. 그래서 이 형태를 두형토기(豆形土器)라고 한다. 이를 제기(祭器: 제사에 쓰는 그릇)나 제사와 관련된 뜻으로 사용한다. 우리나라도 청동기시대 유적에는 이런 형태의 토기가 많이 출토되고 있다. 豆가 콩의 의미로 사용(이유는 모르겠다..)하고, 皿이 그릇의 뜻을 가졌고, 나중에는 그릇기(器)가 보편적으로 그릇의 뜻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器는 갑골문자가 없이 金文에서 나타난다. 즉 주나라(周) 때 만들어진 글자이다. 그런데 器의 중국상고음(OC)이 /*kʰrɯds/이다. 우리말 '그릇'이다. 아니면 皿이나, 豆가 본래 그릇의 우리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皿과 豆와 관련된 漢字들이 갑골문자부터 많이 존재한다. 다음에 논하기로 하겠다.
피혈(血)의 갑골문자를 보면, 그릇(皿)에 한 방울 떨어지는 것을 표현하였다. 피가 떨어지는 것을 표현한 듯하다. 그러면 피로 맹세(盟誓, 맹서)할 때 사용했던 글자가 맹세맹(盟)이다. 皿위에 明(朙 고자)이 있다. 日대신에 빛날경(囧)이 있는데, 이것은 창가에 비친 달이 밝다는 뜻이라고 한다. 갑골문자는 그릇(皿)에 한 방울이 아닌 큰 방울이 있다. 이를 창문으로 설명하나, 이것은 아마도 한 사람 이상의 핏방울과 하늘의 뜻이 뭉쳐서 보다 큰 뜻을 나타내려고 하지 않을까.. 우리의 주요 먹거리인 콩을 나타내려 한 것이다. 모자란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우리 선조의 유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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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과 콩나물( 明, 萌, 盟, 豆)

오늘은 공부하던 중 새로운 의문이 생겼다. 바로 콩이다. 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많이 먹는 콩의 원산지가 몇천 년 전 만주와 한반도라고.. 이 지역과 중복되는 민족은 우리의 조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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血은 우리는 현재 '혈'이라고 하고 중국어로는 xiě(시에)라고 하나 OC는 /*qʰʷiːɡ/이다. 일본어 ち(chi)와 비슷하다. 오키나와/*ti/이고, 우리말 '피'도 현재는 脣音이지만, 예전에는 이(齒音) 부근에서 발음했을 듯하다. '췩'과 비슷한 말로..
영어 blood는 원시인도유럽어(PIE) *bhlo-to-, "to swell, gush, spurt," 또는 "that which bursts out"이다. 뿜어져 나오거나 터트리는 것이 blood의 어원이다. 그래서 bloom, blossom이 같은 어원의 단어이다. 그런데 그릇인 bowl도 같은 계통의 어원인 PIE root *bhel- (2) "to blow, swell." 터지기 전인 부풀어 오른 상태가 그릇인 것이다.
아마도 '피와 그릇'은 호모 사피엔스가 사라지지 않는 한 떨어질 수 없는 존재인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