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ymology

田은 밭인가, 논인가? 논爲水田 (훈민정음 언해본)

Aristode 2024. 4. 16. 00:01

밭전(田)의 갑골문자, 논답(畓), 일본자 밭 はたけ

한중일 세 나라의 한자(漢字)중 비슷하면서 다른 뜻을 가진 글자는 밭전(田)이다. 꽤나 오래된 문자이며, 한중일 세 나라의 역사와 관련된 字이다. 신석기인들이 농경을 시작하면서 밭과 논을 만들어 농사를 지었다. 밭에는 많이 심었던 곡식은  단연(斷然) 물이 없어도 잘 자라는 기장이었으며, 나중에 남쪽으로부터 전해진 쌀을 심었다. 이들은 처음엔 밭농사를 하였으나, 쌀은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곡식이므로, 강가에 살면서 물을 끌어들여서 논농사를 시작하였다. 이를 중국에서는 水田이라고 한다. 당연히 밭은 田이므로 논은 물이 있는 밭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 민족은 논을 논답(畓)이라고 사용했으며, 신라 때 사용한 기록이 있다. 물론 그 이전부터 사용했을 텐데, 기록이 없으니 추정만 할 수밖에 없다. 논이라고 하고 우리글이 없어서 漢字를 빌어쓰면서 水田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모든 사물은 한 글자로 표현이 가능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물이 위에 고여있으니까 畓이라는 글자를 만들었던 것이다. 발음은 비슷한 글자 겹칠답(沓)의 音을 따서 만들어 사용하였다. 하지만, 쌀농사가 일본으로 넘어가면서 畓자가 없는 것을 보면, 그 이전에 전파(傳播)된 것이 확실하다. 그런데, 논이 水田이 아니고 田(た, rice paddy field)이다. 당시에는 밭이 없던 일본은 굳이 水田이라고 할 필요가 없이 田을 논이라고 한 듯하다. 그런데 왜 논이라고 하지 않고 た(ta)라고 했을까? 우리말 '따'(땅의 옛말, 제주어)가 농사 지을 수 있는 땅, 즉 논농사가 가능한 땅이 되지 않았을까. 반대로 논농사를 지을 수 없던 - 아마도 원주민 - 사람들이 쫓겨 산으로 가서 밭을 일구었는데, 이들이 火田民이 되어 일군 밭이 畑(はた, はたけ)인데, 이것은 火(hi, ho, ka, 한국어 '블')와 田(た)를 합쳐서 일본자 畑를 만들었다.
rice는  13세기 중엽, Sanskrit어 vrihi-s "rice"에서 그리스어 oryza를 거쳐 Latin어 oriza와 이탈리아어 riso, OF ris를 거쳐 영어로 들어왔다. 한편 rice plant의 뜻인 paddy는 17세기 영어로 들어왔는데, Malay (Austronesian) padi "rice in the straw"에서 왔다.
우리말 '밭'/pat/은 '바다'(pata)와 어원이 같은 말이다. 즉, 들판에 곡식이 익어서 바다처럼 펼쳐져 있는 것이 우리 밭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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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과 곡식, 禾, 黍, 來, 麥

갑골문자를 볼 때마다 한자의 유래뿐 아니라 고대사 및 선사이전의 상황도 어느 정도 짐작케 한다. 신석기시대라 하면, 간石器도 대표적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농경과 목축으로 인하여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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