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골문자를 보면 말(言語)의 발화(發話) 과정을 식물의 발아(發芽) 과정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말은 입(口)으로부터 출발한다. 가장 먼저 가로왈(曰)의 갑골문자를 보면, 입에 가로 획이 하나 더 추가되어 있다. 아마도 이것은 모든 生命의 원천인 씨를 표현한 것이다. 말의 출발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혀설(舌) 갑골문자를 보면, 입위로 두 갈래의 무언가 있다. 이는 본래의 싹이 나오기 전의 떡잎을 표현하였다. 혀는 사람이 말을 하기 위한 기본 구조이다. 혀가 없으면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 그래서 입에서 나오는 기본이 혀이고 식물은 씨에서 발아하여 떡잎부터 나오는 것이다. 보통 혀가 파충류처럼 두 갈래로 갈라진다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설명은 안 듣느니만 못하다.
그리고 고할고(告)에서 입(口) 윗부분이 싹을 나타낸다. 날생( 生)과 싹날철, 풀초(屮)의 갑골문자들이다. 즉, 말은 (말)씨가 혀인 떡잎이 되어 싹이 나오듯이 출발하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얘기할 것은 告의 윗부분을 牛라고 설명을 하는데, 전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그러면 말의 완성이 되는言을 보면, 입에서 혀를 통해 싹튼 말이 꽃을 핀 모습이다. 어떤 갑골문자는 그 위에 한 획을 더 했다. 이 모습이 꽃과 그 안에서 씨가 만들어져 言語의 최종 완성을 표현하였다. 획이 없어도 꽃으로써 말(소리)는 완성된 것이나 다름없다. 처음엔 입에서 나오는 말과 소리를 하나의 言으로 사용했으나, 주나라 이후에는 말(言)과 소리(音)를 나누어 구분하였다. 그래서 소리음(音)은 갑골문자가 없고 金文에도 애매하게 사용하다가 소전에서 획을 추가하여 확실하게 나누게 되었다. 말은 알아들을 수 있지만, 못 알아들으면 무의미한 소리만 되는 것이다.
매울신(辛)은 갑골문자 言에서 口가 없다. 즉, 입을 떠난 말을 표현한 것이다. 글자로는 꽃을 그린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칼이 된다. 이것은 사람의 입밖을 나온 말로써 남을 다치게 하거나 맵고 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사람은 말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영어 language는 라틴어 lingua 즉, tongue이라는 뜻이다. PIE도 '말'의 어원은 '혀'라고 한다. 이처럼 모든 언어(言語)는 혀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보는 것이다.
- 言中有骨 (언중유골): 말속에 뼈가 있다.
- 舌斬身刀 (설참신도):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
- 巧言令色 (교언영색): 말을 교묘(巧妙)하게 하고 얼굴빛을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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