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氏(각시 씨)를 Naver에서는 뿌리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甲骨文字를 보면 분명히 人이다. 人(사람)이 씨(?)를 들고/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OC) /*ɡjeʔ/는 '각시'의 '각'과 거의 유사하다. 갑골문자를 달리 보면 씨를 품고 있는 뿌리라고 할 수도 있다. 즉 사람이 씨를 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Wiktionary는 전혀 다른 자를 갑골문자라고 하지만 '사람'을 나타낸다는 것은 같다고 본다. 그래서 氐(낮을 저)는 금문에서는 사람 아래에 획을 추가하여 '낮다'라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글자는 姓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씨를 품고 싹트게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고 만들었던 것이다. 姓은 갑골자는 없고 후대에 만들어졌으며, 싹이 여자(물론 안아/품어주는 사람)와 합해서 성(姓)은 남자가 아닌 여자를 통해 싹트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다.
한편 昏(어두울 혼)은 해가 서서히 떨어져 사람(氏) 아래로 내려가서 어두워진다는 것을 표현한다. (OC) /*hmɯːn/와 /*m̥ˤu[n]/를 보면 /ㅁ/를 재구하고 있으나, MC에서는 사라져 버린다. 하지만, 더 이전 갑골음에서는 아마도 '무너지다'이지 않을까 한다. /h/가 붙어서 '허물어지다'의 뜻이 더 있는 것이다. 昏은 해가 떨어지는 것보다 아마도 어두워 깜깜할 것같이 사람이 나락으로 떨어져 혼미(昏迷) 해지는 것이다.
이건 여신이 중심인 문명이 발달한 사회가 갑자기 해(여신)가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한 잊힌 역사를 문자에 반영한 것이 아닐까 한다. 같은 뜻의 冥(어두울 명)은 어두운 곳에서 찾아 헤매는 모습을 글자화했다. 昏은 확실하게 여신(氏)이 해가 떨어지듯 떨어져 모든 문명이 사라져 버린것이다. 이것은 한 문명이 다른 문명에 의해서 허물어져 버린 것이다. 아마도 단군 이전의 사라진 어떤 문명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영어 dusk는 'the state or period of partial darkness between day and night; the dark part of twilight'이고, nightfall은 'the coming of night'이다. dark는 (OE)deorc '어둠' 그 자체이다. 그래서 昏은 어둠의 시작을 알려주는 글자이다. 하지만 冥은 완전히 어두워진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영어 dark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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