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창 시절에 장난으로 새로운 한자 만들기를 한 기억이 있다. 테레비 '테'는 다리까지 있는 📺 모양을.. 퐁당 '퐁'은 우물정(井)에 점을 찍었는데, 그런데 실제로 일본에서는 사용하고 있어서 매우 놀랐다. 그래서 과연 무슨 뜻으로 사용하고 있을까 하고 궁금했다.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漢字라서..
일단 일본에서 丼을 돈(どん)이라도 부르고 이것은 돈부리(どんぶり,덮밥)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한편 돈까스의 돈(?)은 とんカツ(pork cutlet)이다. 돼지돈(豚)으로 돈부리와는 전혀 다른 어원이다. 중국의 어원풀이는 일본에서 들어온 돈부리 '돈'외에 의성어로써 퐁당'퐁'같은 (MC)'통' tomX > '단' dǎn이 있다.
그러면 돈부리의 제일 유력한 어원은 에도시대에 특히 많은 양을 제공하는 음식점을 慳貪屋(けんどんや)라고 했는데, 아낄간(慳)과 탐낼탐(貪) 그리고 집옥(屋)으로 간탐(慳貪)은 '인색하고 욕심이 많음'이라는 뜻이며, 여기서 慳貪振り鉢(けんどんぶりばち)란 말이 나왔다고 한다. 慳이 탈락되고, 탐낼탐(貪, greedy)이 돈(どん)이고 떨칠진(振)이 부리(ぶり)즉 그런식으로(in that fashion), 바리때발(鉢, はち, bowl, pot)도 탈락되어 돈부리(どんぶり)만 남게 되었으며, 한자도 훈독이 비슷한 丼(どん)을 사용했다고 한다. 뜻은 a bowl filled with large amount of food이다. 돈부리는 どんぶりばち(丼鉢), どんぶりめし(丼飯)의 준말이고 메뉴에 많이 보이는 규돈(牛丼, ぎゅうどん)은 소고기 덮밥이다.
일본의 에도 막부 시절에 얼마나 소식(小食)을 했으면, 이러한 음식이 나왔을까 생각해 본다. 오다노부나가(織田信長)로 시작해서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히데요시(豐臣秀吉)와 모든 전란(戰亂)을 평정한 도쿠가와이에야스(德川家康)가 에도(江戶)[지금의 도쿄(東京)]에 세운 막부(幕府)가 한편으론 평화로운 시절을 만들었지만, 인구 팽창으로 인해 먹거리가 부족해 모든 걸 아껴야 했던 시대에, 한편으론 배불리 먹고 싶은 욕구도 생기게 되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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