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ymology

농경과 곡식, 禾, 黍, 來, 麥

Aristode 2023. 10. 25. 07:20

禾, 黍, 來, 麥의 갑골문자
기장 서(黍), 벼 화(禾), 보리 맥(올래來, 麥)

갑골문자를 볼 때마다 한자의 유래뿐 아니라 고대사 및 선사이전의 상황도 어느 정도 짐작케 한다. 신석기시대라 하면, 간石器도 대표적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농경과 목축으로 인하여 먹거리를 위하여 떠돌아다니지 않고 정착생활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른 동물에 비해 약했던 인간이 어떻게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농경과 목축의 시작으로 인간은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보다 많이 손쉽게 섭취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신체 발달과 뇌용량의 증가로 도구를 발명하고 인구의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되었다.
아마도 농경의 시작으로 나온 갑골문자가 바로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곡식에 대한 글자들이다. 알타이어족인 트랜스유라시아어족(Transeurasian languages)의 출발은 기장과 함께 확산되어 나갔다는 이론이 최근 발표되었다. (2021년 11월 10일, Nature 지에 삼각측량을 활용한 트랜스유라시아어족의 농업 확산, Triangulation supports agricultural spread of the Transeurasian languages)
곡식 중 조(Setaria italica)는 황하주변(8,500년 전)에서 재배했던 것에 비해, 기장(millet)은 요서지역에서 트랜스유라시아인(韓민족 포함)들이 재배하고 확산시켰다고 한다. 우리가 아는 벼화(禾)는 벼(쌀)가 들어오기 전에 기장을 대표로 하는 곡식을 표기하기 위한 갑골문자였다. 우리가 재배한 기장은 기수형(寄穗型)으로 사진과 같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나중에 들어온 벼(아니 남방계에선 이미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었는 듯하다)의 글자로 바뀌게 되었다. 왜냐하면 禾의 갑골문자를 보면 물이 보이지 않는다.(물론 초기에는 물 없이 경작을 했을 것이다.) 물 없는 벼를 禾라고 하고 오히려 물이 들어간 기장서(黍)가 기장이라고 하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나중에 禾를 벼라고 했다고 하나, 그것보다는 본래 禾가 기장이었고 곡식을 대표하는 글자이다 보니, 대표 곡식이 기장에서 벼로 바뀐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한자 부수에 禾가 들어가는 것이 곡식을 의미하는 것이다. 나락은 벼에 밀린 말이다. 이런 현상은 영어에서는 빈번히 일어났다. 물론 우리말도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텐데, 기록이 부족하다보니 알 수가 없다. 일본어로 벼(禾)는 いね, のぎ이다. 黍의 OC는 /*nhaʔ/이다. 우리말 '나락'이다. 아마도 黍는 기장이기 이전에 나락(벼)이었을 것이다. 禾를 벼로 사용하게 된 후, 글자를 빼앗긴 기장은 黍를 사용할 밖에 없었던 듯하다.  그리고 米는 지금은 쌀미(米)이지만, 탈곡 후의 곡식을 이르는 글자이다. 참고로 나중에 나온 갑골문자인 듯 조속(粟)은 禾 위에 많이 달린 조를 손으로 따는 글자이다. 기본 글자 위에 부가적으로 설명해 놓은 것이다.
기장은 물이 필요 없고 농업 집약형이 아니라 많은 인력이 필요 없다. 그래서 기장을 가지고 사방으로 퍼져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주식이 쌀(禾)로 바뀌면서 물이 필요하고 경작에 많은 인원이 필요하게 되었다. 인구가 증가하면서 모두 쌀을 배불리 먹을 수 없었다. 그래서 최근까지도 서민들은 보리(기장 포함)를 주식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보리와 쌀은 기장, 조에 비해 알곡이 크고 생산량이 많아, 증가하는 인구를 먹여 살리기에 좋은 곡식이었다.
그래서 나중에 들어온 곡식으로 보리가 있다. 보리는 물이 필요 없고 경작도 편하고 또한 생산량이 많아서 또 다른 주식이 되었다. 보리를 갑골문자로 표현한 것이 올래(來)이다. 즉 새(三足烏?)와 함께 날아온 것이다..ㅎㅎ 어느 날 탄천에 운동 나갔는데, 하늘을 보다가 새들이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완전 갑골문자 來였다.
來는 보리의 모양도 본땄다고 볼 수 있으나, 윗부분은 새머리와 날개를 상징하고 아래의 다리 부분은 세 갈래로 다리가 셋인 삼족오(三足烏)이다. 고조선시대에 새로운 곡식이 백성을 먹여 살리기 위해 三足烏가 가지고 온 것으로 생각한 듯하다. 그래서 여기서 '오다'란 의미가 들어있는 것이다. 그래서 來는 '오다'란 의미로 사용하는 글자가 되었고 보리의 뜻을 살리기 위해 아래쪽에 '발'을 더 추가하여, 위로는 보리의 싹이 나고 아래로는 뿌리인 발이 나오는 것을 표현한 보리맥(麥)을 만들게 된 것이다.
영어로는 기장은 millet이고, 벼(나락, 쌀)는 rice이며, 보리는 barley이다. millet의 PIE *mele-로써 '부수다, 갈다'의 뜻으로 15세기에 프랑스에서 영어로 들어왔다. 밀(wheat)은 OE hwæte로 게르만족의 주식으로 이용되었다. '빛나다, 하얗다'는 뜻으로 white와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다. 보리도 spike(못), pricke(가시)의 뜻에서 나왔다고 하니 보리의 모양에서 나온 말이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벼는 물이 많고 따뜻한 지역에서 자라는 관계로 그들의 주식이 될 수 없고, 아시아로부터 유입(流 入)되어, 그리스어 oryza를 거쳐 유럽으로 퍼지게 되었다.


#알타이어족, 트랜스유라시아 어족(Transeurasian langu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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