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競技)에서 질 수 없는 이유

역사를 공부하다보면, 전쟁에서 지면 한 민족 또는 국가가 존재 자체가 없어지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아왔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고구려, 백제, 발해도 마찬가지이고.. 고조선은 역사에서도 사라져 신화로만 전해지고 있지않은가? 존재했던 강역도 남의 나라에 있어서, 역사까지 바꾸고 있는 국가에서 협조하기는 커녕 자기들 땅에 있는 모든 것은 자기들 것이고 자기들 역사라고 하니 어이가 없다. 수천년간의 원수지간(怨讎之間)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우리민족이 그동안 그들(그 땅에 있었던 왕조들)에게 패했다면, 우리가 이렇게 존재하고 있을까..? 세계를 주름잡고 다스린 몽골도 지금은 쭈그러들어, 그것도 반쪽은 중국에 빼앗기고, 遼나라, 金나라, 淸나라도 사라져버렸다. 지금의 중국은 여진족(만주족)이 다스린 청나라의 역사와 강역이다.
신기하게도 패할패(敗)와얻을득(得)의 갑골문자는 같은 글자이다. 아니 敗가 得보다 더 많은 재물을 얻는다. 그것은 아마도 그냥 얻는 것(得)보다 싸워 이겨서(진 쪽은 敗) 뺏고 약탈하는 것이 더 많이 얻는다는 것이다. 敗가 금문에 오면 그냥 손이 아니라 손에 몽둥이를 들고 있다. 강압적으로 빼앗는 것이다. 싸움에 지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의 경기로 바뀌었지만, 싸움에서 지면 않되는 이유이다. 더구나 우리를 역사적으로 힘들게 만든 임진왜란과 35년간의 식민지로 강제병합했던 일본한테는..
아이러니칼하게도 영어 defeat도 '패배(敗北)이지만, 동사로는 반대의 뜻이된다. 타동사로 '패배시키다, 즉, 물리치다'이다. '이기다'의 뜻이 된다. '패배하다'의 뜻이 되려면, be defeated의 수동형이 되어야한다. 승리하는 것보다 적이 쳐들어 왔을때, 물리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라틴어 disfacere "to undo"에서 OF를 거쳐 영어로 들어왔으며, 고유영어로는 lose가 있다. 싸움에서 지면 모든걸 잃는 거니까..
'이기다, 승리하다'의 뜻으로 win, beat가 있다. beat는 OE bēatan이고, win은 OE winnan ("to work, fight, bear")에서 왔다. victory는 승리이고, 저 유명한 카이사르의 라틴어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에서 vic-가 어원이다.
첫째, 싸움은 하지말아야하고, 둘째, 만약 싸워야한다면, 이겨야하고, 세째, 만약 진다면, 피해를 최소화해야한다. 모두 빼앗기면,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敗는 지는 것보다 모두 잃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