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ymology

눌러앉다(5), 이을 승(承), 정승 승(丞)

Aristode 2023. 12. 1. 13:03

承, 丞 및 尊의 갑골문자

오늘은 5번째로 눌러앉다의 갑골문자를 생각해 본다. 꿇어앉은 사람이 아니고 무릎을 '눌러앉은' 사람이다. 즉, 어느 위치에 눌러앉아 있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하는 것이다. 왼쪽의 이을승( 承)은 눌러앉아 있는 사람을 두 손을 벌려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또 받드는 모습이 될 수 있다. 오른쪽의 尊의 갑골문자처럼 말이다. 이 字는 떠받드는 모습이다. 이처럼 '받아들이다( to receive, to accept)'가 좋은 것을 받아들여 '잇다, 계승하다'의 뜻으로 의미 확장이 된 것이다.
또한 비슷한 글자로 정승승(丞)이 있다. 이번에는 두 손이 위에 있다. 이것은 도와주는 손이다. 여기에서는 구덩이(자기만의 방)에 눌러앉은 사람(꿇어앉은 사람이 아니다)을 도와주는 손이다. 이 사람이 누구냐 하면, 바로 왕이다. 왕은 세상을 모두 볼 수 없다. 그래서 세상과 백성을 모두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가 바로 정승이다. 그래서 丞은 '돕다'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丞도 금문에 와서는 형태가 달라진다. 承의 갑골문자처럼 두 손이 아래쪽으로 내려와 떠받드는 모습을 하고 山('오르다'의 뜻)도 들어있어서 정승으로 올라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는 '의미'로 정승이 된 것이다. 왕을 돕는다는 의미는 금문에서는 바뀌었다. 우리가 아는 장승(長丞)도 차자어로 사용하였다.
영어 succeed는 라틴어 succedere에서 프랑스를 거쳐 14C에 왔으며, 본래는 계승의 의미에서 성공으로 의미 발전을 한 어휘이다. 이와 반대로 承은 성공한 것을 계승하는 것으로, 서로 반대로 의미 확장이 된 것을 보면 성공과 그것을 계승하고 더더욱 성공하는 것은 옛날이나 오늘날이나 사람의 마음은 한결 같은 것이다. 그래서 맨손으론 성공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inherit은 계승, 즉, 상속의 의미로만 라틴어에서 먼저 들여와서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장관을 의미하는 영어 minister는 라틴어에서 바로 왔으며, "inferior, servant, priest's assistant"의 뜻이다. 낮은 대로 임하소서..^^
즉, 오늘날 공무원은 봉사직인 것이다. 위에서 군림하는 위치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