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서다, 눌러앉다(2), 見, 兄

볼견(見)과 형형(兄)을 보면 아주 비슷하게 생긴 한자이다. 물론 만들어진 방법도 같다. 이는 기본자를 보강하여 의미를 풍성하게 하는 '서다'와 '눌러앉다'이다. 또한 '서다'는 '일어서다'의 뜻도 있지만, 여기에선 '들어서다'의 뜻이 더 가깝다. 그래서 기본자에 어떤 것이 들어선후 눌러앉으면, 다른 뜻의 글자를 만들 수 있었다. 앞서 얘기한, 邑, 頁, 光, 令 은 모두, 기본자에 '눌러앉다'라는 字가 들어가서 새로운 의미가 생겼다. 그런데 見, 兄는 두가지 의미 모두를 사용했다. 見을 보면, 目자에 '서다' 가 들어있는 갑골자와 Wiktionary에는 '눌러앉다'가 붙은 字가 있다. 즉, 눈에 형상이 들어섰다는 것이나 눌러앉아있다는 뜻이다. 참으로 눈이 번쩍 떠이는 것이다. 아무리 그동안 한자를 공부해도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갑골문을 보고선 그 뜻을 쉽게 알 수 있다니 말이다. 兄자도 같은 이치이다. 입이 하늘을 보며 있고 그 아래 '서다' 즉, 입은 먹는것과 말하는 것 두가지의 뜻이 있다. 여기서도 입에 말이 들어섰다는 뜻이거나 눌러앉은 것이다. 옛날에는 맏이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법이였다고 할 수 있다. 제정일치 사회에서는 장자, 즉 맏이는 제사장 일 수 있다. 입이 위를 향해 있는 것은 하늘과 소통하는 존재를 말하고, 이 존재가 얘기하는 것은 하늘이 얘기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見의 상고음이 /*ken-s/이고, 갑골음은 아마도 /ㄱ.ㄴ.ㅅ./일 것이다. 현재 우리말에 '가누세, 겨누세'로 연결되지 않을까 한다. 어느 곳을 향해 의지를 가지고 본다는 것은 영어로 수동적인 'see' 보다는 능동적인 'watch'나 'look at'의 뜻이다. 즉 목표를 향해 눈을 가누거나 겨누는 것이 되지않을까 한다..^^